중성화도 소용없네…무섭게 번식한 '코카인 하마' 결국 해외로

입력 2023-03-05 16:52   수정 2023-03-05 16:53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기르던 하마들의 '후손' 일부가 해외로 보내진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에스코바르가 1980년대 애완 목적으로 들여온 수컷 하마 1마리와 암컷 하마 3마리가 급속도로 번식해 어류 생태계와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약 250㎞ 떨어진 아시엔다 나폴레스 동물원에 이들 하마를 들여왔다.

1993년 에스코바르 사망 이후 당국은 해당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으나, 하마는 옮기기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남겨졌다.

그 결과 하마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을 따라 급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했고,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났다. 이 하마들은 마약왕이 키웠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른바 '코카인 하마'로 불렸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곳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500마리로 급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 논문은 하마의 배설물이 수역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마가 서식하는 물에 시아노박테리아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수질을 떨어트리고 물고기 떼죽음을 유발해 어업 공동체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술지 '생물보존'에 2021년 실린 논문은 하마가 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에게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하마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중성화를 시키거나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당국은 결국 하마 70마리를 인도(60마리)와 멕시코(10마리)의 자연보호구역에 각각 이주시키는 계획을 최근 마련했다.

가비리아 주지사에 따르면 콜롬비아농업연구소 등의 승인을 거치면 올 상반기 내에 하마들의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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